▲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의 한 계란 수입 업체에서 직원들이 정부가 계란 수급 불안에 대비해 수입한 미국산 신선란을 선별하고 세척·포장하는 등 제품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겨울철마다 축산업계를 긴장시키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대비해 강원특별자치도(도지사 권한대행 여중협)가 대규모 사전 방역 점검에 나선다. 실제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시기는 겨울이지만, 방역 전문가들은 "AI는 여름철 준비가 성패를 좌우한다"고 입을 모은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오는 9월 18일까지 약 17주 동안 도내 전업 규모 가금농장을 대상으로 방역 실태를 집중 점검한다고 밝혔다. 겨울 철새 이동 시기 이전에 농장별 취약 요소를 미리 찾아내고 보완해 올겨울 AI 발생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겠다는 취지다.

점검 대상은 산란계 농장 84곳과 육계 농장 126곳, 오리·메추리 농장 7곳 등 모두 230개 농장이다. 닭 3000마리 이상, 오리와 메추리 2000마리 이상, 기타 가금류 100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전업 농가가 포함된다.

특히 대규모 사육 농장에 대한 관리도 한층 강화된다. 20만 마리 이상을 키우는 산란계 농장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직접 점검을 실시하며, 축산계열화사업자와 계약을 맺은 농장은 해당 사업자가 자체 점검을 담당한다. 이 밖의 일반 산란계와 메추리 농장 등은 강원특별자치도와 시·군이 함께 현장 확인에 나선다.

이번 점검에서는 단순히 시설 유무만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농장 외곽 울타리와 방역실, 전실 운영 상태를 비롯해 차량·인력 출입 통제 체계, 소독 장비 정상 작동 여부, 방역관리책임자의 지정과 실제 업무 수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현장에서 바로 개선이 가능한 사항은 즉시 보완하도록 지도하고, 구조적인 문제나 방역 취약 요소가 발견될 경우에는 별도의 개선 조치와 사후 관리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수년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전국 축산업계에 적지 않은 피해를 안겼다. 한 번 발생하면 살처분과 이동 제한 조치가 뒤따르면서 농가의 경제적 손실은 물론 계란과 닭고기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소비자 물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방역 당국은 농장 간 사람과 차량 이동, 철새 분변 오염, 출입 통제 소홀 등을 주요 감염 경로로 보고 있다. 때문에 겨울철 유행 이전에 농장 스스로 방역 습관을 점검하고 관리 체계를 정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으로 평가받는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이번 현장 점검을 통해 개별 농장의 차단방역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동시에, 지역 전체 축산 방역망을 촘촘하게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AI 방역은 발생 후 대응보다 발생 자체를 막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며 "한 농장의 작은 빈틈이 주변 지역 전체로 확산될 수 있는 만큼, 예방 중심의 관리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행정기관의 점검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농가 스스로도 출입자 관리와 소독, 시설 점검 등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며 "올겨울에도 AI 청정지역을 유지할 수 있도록 민관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축산업계에서도 이번 선제 점검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 양계업계 관계자는 "AI는 단 한 번의 방심이 수개월간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사전에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농가들도 적극적으로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이번 여름철 점검 결과를 토대로 올가을부터 동절기 특별방역대책 기간에 돌입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차단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