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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랜드 호텔. ⓒ강원랜드
강원랜드를 둘러싼 지역사회의 긴장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정부가 카지노 이용객 전원을 대상으로 고객확인제도 확대를 추진하고 있고, 전북특별자치도는 새만금 복합리조트 카지노 유치를 공식화했다. 여기에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최근 "코스피가 강원랜드인가"라고 발언하면서 강원랜드가 다시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
"집 없으면 전·월세 폭탄, 집 있으면 세금 폭탄", "주식시장의 카지노화", "수출 견인하는 반도체 사업에만 관심있고 내수 관광사업에는 관심이 덜 한것 같다"는 것이 요즘 정부 정책에 대한 시장 반응이다.
최근 정부의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현재 300만 원 이상 칩을 구매하거나 환전하는 고객에게 적용하고 있는 고객확인제도를 모든 이용객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또 이원택 전북지사는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를 새만금에 들이려면 전북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추진의사를 밝혔다.
이처럼 정부와 이원택 전북지사가 정선에 위치한 카지노 시설인 강원랜드를 흔들자 지역 사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강원랜드는 1980년대 후반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쇠락한 태백·정선·영월 등 폐광지역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정부는 1995년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을 제정했고, 이에 따라 강원랜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국인 출입이 허용된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다. 내국인 카지노 허용은 당시 기업과 대체 산업을 유치하기 쉽지 않았던 폐광지역을 살리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특히 강원랜드의 카지노 매출액의 13%로 조성되는 폐광지역개발기금은 태백·정선·영월·삼척 지역을 떠받치는 핵심 재원이다. 20년 동안 태백, 삼척, 영월, 정선 4개 시·군에 투입한 금액만 1조8천억 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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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랜드의 K-HIT 비전 발표 모습. ⓒ강원랜드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사행시설 규제에 갇혀 복합리조트 전환을 위한 핵심 과제 추진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강원랜드는 골프장과 스키장 개장을 시작으로 2천억을 들여 호텔과 콘도 신·증축과 함께 대형물놀이 시설까지 갖췄다.
특히 일본 오사카에는 2030년 약 13조원을 들인 일보 최초의 카지노 복합리조트가 문을 열고, 마카오는 6개 사업자가 10년간 약 20조원,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는 12조원을 투자하는 등 주변 국가들의 경쟁력이 높아짐에 따라, 강원랜드도 3조 원 규모의 K-HIT 프로젝트를 통해 성장을 도모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오랫동안 대표이사를 공석으로 방치하더니 이제는 FIU의 규제로 강원랜드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려고 하고 있다.
지역사회는 정부의 규제 확대로 강원랜드 매출이 30%가량 급감하고, 이에 따라 4개 시·군의 핵심 재원인 폐광지역개발기금이 수백억 원 이상 축소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강원랜드의 영업 위축은 곧바로 석탄산업전환지역의 재정 악화로 직결되는 만큼, 주민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는 기금과 배당금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대체산업 육성, 관광 인프라, 정주여건 개선사업 등이 축소될 수 있고, 숙박·음식점 등 지역 상권이 연쇄타격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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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산진폐권익연대가 지난달 29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 사업 구상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러한 움직임에 국회의원, 도의회, 사회 단체, 의회 등 강원도 지역이 반발하고 나섰다.
국내 최대 진폐단체인 (사)광산진폐권익연대가 새만금에 내국인 카지노를 건립하겠다고 밝힌 이원택 전북지사를 강력 규탄하며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 선출된 도지사가 기껏 한다는 것이 남의 밥상을 엎도 밥그릇을 빼앗는 정책발표인가"라며 공식 철회를 촉구했다.
이와 별도로 이에 태백시현안대책위원회가 개정안 추진에 반대하는 태백시민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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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규 국회의원이 지난달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금융정보분석원(FIU) 제도운영기획관으로부터 특정금융정보법 개정 추진 현황을 보고받고, 강원랜드의 특수성을 외면한 획일적인 규제 강화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개정안 수정을 촉구했다. ⓒ이철규 의원실
이철규 지역구 국회의원도 지난달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 제도운영기획관으로부터 특정금융정보법 개정 추진 현황을 보고받고, 강원랜드의 특수성을 외면한 획일적인 규제 강화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개정안 수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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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특별자치도의회가 지난달 23일 도의회 본관 앞에서 도의원 일동이 참석한 가운데, 문관현 의원이 도의회를 대표해 '강원랜드 고객확인제도(CDD) 확대 재검토 촉구 결의문'을 발표하고 정부의 일방적인 규제 추진을 강력히 규탄했다. ⓒ강원특별자치도의회
강원특별자치도의회와 문관현 도의원도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개정안 수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도의회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강원랜드의 K-HIT(하이원 통합관광) 프로젝트 등 혁신 전략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함에도 오히려 규제 확대로 발목을 잡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정선군의회는 지난달 21일 성명을 내고 최근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밝힌 '새만금 내국인 출입 가능 카지노 복합리조트 추진 계획'을 강력히 규탄하며 공식 철회를 촉구했다.
정선군은 열악한 지방 재정 여건 속에서도 강원랜드라는 든든한 세원 덕분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세수 확보와 함께 지역 개발 재원을 마련하는 데 큰 혜택을 보고 있다. 정선군의 재산세 부과액 중 절반을 차지할 정도다. 또 강원랜드 재원금을 중심으로 을 기본소득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역시 타격이 클 전망이다.
그러나 가장 수혜를 입고 있는 최승준 정선군수의 강력한 규탄 목소리는 약하다. 그는 강원랜드를 더욱 챙기겠다고 공약해 3선에 당선됐다. 민주당 군수라 정부와 해당 지자체에 목소리를 내는게 부담스러운가 보다.
태백시의회도 지난달 16일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제 강원랜드의 복합리조트 전환, 관광콘텐츠 확대, 비카지노 산업 투자의 위축은 장기 성장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한 카지노 규제가 아니라 지역 생존권의 문제가 됐다.
문제가 돼고 나서 수정하려고 하는 요즘 정부의 추세다. 검사의 수사권·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경찰의 부실 수사를 바로잡고 억울한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주던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앴다. 아마도 문제가 지속적으로 터지면 그때서야 보완할 것이다. 그사이 주가는 20%가량 떨어졌다.
일본, 마카오, 중국 등 전 세계가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복합리조트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지원해주지는 못할 망정 사행 규제에 묶여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원랜드와 지역의 고민을 어떻게 해결해줄지 정부의 방향이 주목된다.